부동산 개발의 리스크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"다 짓고 나서 팔릴 것인가"다. 분양 개발의 수지표에서 매출은 언제나 가정이고, 그 가정이 틀렸을 때 벌어지는 일을 우리는 지난 침체기마다 봤다. 그런데 이 가정을 계약으로 바꾸는 사업 모델이 있다. 신축 매입약정 — 민간이 주택을 지으면 LH 등 공공이 매입하기로 착공 전에 약정하는 구조다. 짓기 전에 파는 개발.
경제학은 단순하다. 매출이 확정되는 대신 그 매출의 상한도 확정된다. 매입가는 감정평가에 기초하므로 분양 대박의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다. 이 구조가 교환하는 것은 업사이드와 확실성이다 — 시장이 좋을 때는 손해 보는 거래처럼 보이고, 시장이 멈추면 유일하게 작동하는 거래가 된다. 인구가 줄고 수요가 응축되는 시대에 이 교환의 가치는 점점 커진다. 우리가 이 구조를 축소 시대의 개발 문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.
그러나 확정된 출구가 확정된 이익은 아니다. 이 사업의 수지는 세 개의 간극에서 결정된다. 첫째, 감정가와 원가의 간극 — 매입가의 근거가 되는 감정평가가 토지비와 공사비의 상승을 따라오지 못하면 마진은 착공 전에 이미 죽어 있다. 둘째, 시간의 간극 — 약정과 매입 대금 사이의 기간을 버티는 금융비용, 그리고 그 사이의 공사비 변동. 셋째, 기준의 간극 — 공공의 매입 심사는 입지·품질·형평의 기준으로 움직이고, 그 기준은 정책과 함께 변한다. 확정된 것은 출구의 존재이지, 출구의 폭이 아니다.
그래서 이 사업의 실력은 역산에 있다. 분양 개발이 "얼마에 팔릴까"에서 출발한다면, 매입약정 개발은 매입가에서 출발해 거꾸로 내려온다 — 이 매입가가 성립하려면 공사비는 얼마 이하여야 하고, 그러려면 토지는 평당 얼마 이하에 사야 하는가. 토지를 잡기 전에 이 역산이 끝나 있어야 하고, 역산이 성립하지 않는 땅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이 구조의 땅이 아니다. 시장에 파는 개발이 낙관의 사업이라면, 공공에 파는 개발은 규율의 사업이다.
한 가지 오해는 걷어내고 싶다. 공공 매입 주택을 "남는 것 없는 사업" 또는 "질 낮은 주택"으로 보는 시선이다. 전자는 역산에 실패한 사업의 이야기이고, 후자는 오히려 반대가 될 수 있다 — 출구가 확정된 사업은 마케팅 비용과 분양 리스크 프리미엄이 사라진 자리에 품질을 넣을 여력이 생긴다. 확정된 출구 위에서 남는 에너지를 공간의 질에 쓰는 것. 팔기 위한 화장이 아니라 살기 위한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, 이 구조의 잘 알려지지 않은 매력이다.
물론 이 모델이 개발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. 공공의 예산은 유한하고, 감정가의 논리와 시장의 논리는 계속 부딪칠 것이다. 그러나 "다 짓고 나서 팔릴 것인가"라는 질문 자체를 지울 수 있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 — 그리고 그 구조에서조차 실력의 차이가 마진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은, 축소의 시대를 건너는 디벨로퍼에게 중요한 사실이다. 확실성은 공짜가 아니다. 규율로 지불하는 것이다.